외교
“단순·실용 중시…韓 · 덴마크는 닮은꼴”
뉴스종합| 2014-10-02 11:24
스토리텔링 담긴 제품 디자인…한국인 성향과 잘맞아 인기
기업 · 정부 · 기관과 협력강화 원해…“한국 창조경제 동참하고파”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 덴마크 대사관저. 토마스 리만(49) 주한 덴마크 대사가 취재진 수십명 앞에 섰다. 덴마크 가전 업체 뱅앤올룹슨이 국내 출시한 4K(UHDㆍ초고해상도) TV ‘베오비전 아방트’, 무선 스피커 ‘베오랩 20’의 미디어 쇼케이스 자리였다. 리만 대사는 자신의 ‘집’을 행사장으로 내준 것도 모자라 “뱅앤올룹슨은 혁신적인 기업이자, 덴마크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업체”라고 계속 상기시켰다.

인터뷰도 행사 중간 잠시 짬을 내 진행했다. 그럼에도 그는 바쁜 내색 없이 “해외에서의 덴마크 기업 지원은 대사가 할 일”이라며 “오늘은 뱅앤올룹슨이라는 특정 브랜드를 통해 덴마크 디자인 전반을 프로모션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 덴마크 대사관저 내 거실에 설치된 덴마크 가전 업체 뱅앤올룹슨의 4K(초고해상도ㆍUHD) TV 신제품‘ 베오비전 아방트’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한국에서도 뱅앤올룹슨 같은 덴마크 제품들이 인기가 있다.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이어서 각광받지 않나 싶다.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 제품들은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을 갖췄다. 이런 점이 한국인들 성향과 맞는 것 같다.

-덴마크가 디자인 강국이 된 비결이 있다면.

▶제품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서 만든 의자나 조명 등에는 역사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덴마크 디자인 분야에는 이런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 세계 어린이와 키덜트(kidultㆍ어린이의 물건이나 문화를 즐기는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세계 1위 장난감 업체가 된 레고의 이야기도 나왔다. “덴마크 디자인 속에는 창의적인 DNA가 숨어있다. 대표적인 예가 레고다. 아이들은 블록을 쌓고 놀며 자신이 만든 형상에 내재된 역사, 과학 등을 배운다. 덴마크 교육도 즐거움 속에서 창조, 혁신, 더 나아가 사업가정신까지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국에도 이런 점이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

리만 대사는 강원 춘천에 건립을 추진 중인 ‘레고랜드 코리아’에 대해 “이르면 2018년께 세워질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레고랜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만 대사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도 덴마크와 교류하면 디자인 분야에 영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 간 교류는 물론 온실가스 감축 같은 녹색기술 등 분야에서 정부, 기관 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협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뱅앤올룹슨은 대기업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지만(매출 27억9000만크로네(약 6542억원)ㆍ2008년 기준), 세계적인 강소기업(强小企業)이다. 덴마크가 이처럼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비결은.

▶덴마크 기업들은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꾸준히 개발하고 혁신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사업이 결정되는 과정이 대기업볻 짧은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덴마크 중소기업들도 규모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한국의 창조경제가 중소기업의 혁신과 창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한국과 함께하고 싶다.

대담=홍길용 재계팀장

정리=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