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박근혜 짧은 혀 때문에…” 朴대통령 인권발언에 반발
뉴스종합| 2014-10-02 16:1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핵과 인권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의 실명을 들먹이며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질의응답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해 ‘정신병자’, ‘미친 개’ 등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동원해가며 맹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박근혜는 짧은 혀 때문에 긴 목이 날아난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으로 정리해 보도한 200자 원고지 23매 분량의 장문의 글을 통해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악담질의 능수인 박근혜가 또다시 앙칼진 독설을 늘어놓아 북남관계를 더는 수습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유엔무대에서 ‘북핵포기’와 ‘북인권’ 타령 등을 늘어놓아 극악한 특등대결광, 현대판 매국역적으로 악명을 떨친 그가 9월30일 또다시 국무회의라는 데서 우리를 악의에 차 걸고들었다”며 “박근혜는 ‘북핵포기’와 ‘북인권문제’가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라고 떠벌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또 “말하자면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실지로는 우리의 존엄 높은 사회주의제도를 압살하기 위한 동족대결정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놓은 셈”이라며 “박근혜는 또다시 동족대결의 악담질로 비참한 말로를 더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언급한 배경으로 “상전인 미국의 북한 인권타령에 목소리를 합치려는 것”이라면서 “남조선의 상상 못할 참혹한 인권상을 흑막 속에 덮어버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 때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인권문제’를 거론할 때에는 세월호 참사와 엽기적인 윤 일병 집타구타 사망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 주민의 삶이 나아지고 바뀌도록 하는 것은 통일의 중요한 목표일 뿐 아니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북한 인권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이 연일 저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맹비난을 거듭하는 것은 그만큼 인권문제가 아프고 가슴을 찌르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 인권법과 관련, “이미 다른 나라들은 제정이 됐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10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앞으로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해주고,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권고사항 등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적극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7일에도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 실명을 거론해가며 거칠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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