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솔직해진 北?...최고지도자 건강문제 비교적 투명해져
뉴스종합| 2014-10-14 10:32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1일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한 가운데 최고지도자의 건강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북한의 태도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특히 최고지도자의 건강문제는 최고의 보안사안으로 취급된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2008년 뇌 관련 질환으로 쓰러졌던 사실이 수개월 뒤에 알려지거나 2011년 12월17일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이나 지나서야 발표된 것은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건강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투명한 입장을 보였다.

노동신문은 14일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재개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앉아있거나 걷는 모습의 사진을 5장이나 게재했다. 상반신만 공개하거나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지팡이를 감출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공화국 영웅 유가족들이 노동당 창건 69주년을 맞이해 ‘김정은 원수님의 건강을 삼가 축원합니다’는 내용의 글이 쓰인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또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5일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라는 기록영화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이 다리를 저는 영상을 내보내면서 “불편하신 몸”이라고 표현해 건강이상을 직접 인정했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최고지도자의 건강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시대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러 가지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선군정치에서 당·국가체제로 복귀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일을 나름 공개적으로 진행하려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이었던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과 달리 젊은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이 그다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은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라며 “김정일은 자신의 건강이상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는데 김정은은 건강이상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개하면서 주민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