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반미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미제 승냥이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야수성과 악랄성, 잔인성을 보여주는 축도이며 역사의 고발장인 신천박물관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천박물관은 한국전쟁 기간이었던 1950년 10월 황해도 신천군에서 주민의 25% 정도인 3만5000여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사건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북한 매체는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군의 민간인 학살사건이라고 주장하는 신천 학살사건을 기리기 위한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왼손에 담배를 든 김 제1위원장 뒷편으로 ‘미제는 신천 강점 52일간에 3만5383명 학살’이라고 적힌 선전문구가 눈길을 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
신천 학살사건은 황석영의 소설 ‘손님’의 무대가 되기도 했으며, 북한은 미군의 학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신천박물관 현지지도에서 “조성된 정세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군대와 인민들 속에서 반제반미교양, 계급교양을 더욱 강화해 천만군민을 반미대결전으로 힘 있게 불러일으키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제가 신천 땅에서 감행한 대학살만행은 미제 침략자들이야말로 인간살육을 도락으로 삼는 식인종이며 살인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 인민은 신천을 비롯한 공화국 북반부의 수많은 지역들에서 미제 살인귀들과 계급적 원수들이 감행한 야수적 만행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것처럼 반제반미교양, 계급교양을 떠나서 사람들의 자주적 삶과 인간의 존엄,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며 “혁명의 승패, 사회주의의 승패는 반제반미교양, 계급교양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데 중요하게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은 아울러 신천박물관이 계급교양거점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박물관을 새로 건설하고 편의시설을 갖추라고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6·25전쟁 시기 ‘학살현장’에서 살아남아 신천박물관 강사로 근무해 온 주상원과 23년간 강사로 일해 온 박영숙을 만나 격려하고 박물관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날 박물관 방문에는 김기남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그리고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박명철이 동행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998년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신천박물관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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