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미군기지 이전 왜 지연되나…향후 일정은
뉴스종합| 2016-08-10 10:01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군기지 이전이 번번이 연기되는 이유로 수시로 바뀌는 정부의 미군기지 이전 정책, 이에 따른 신뢰 결여로 인한 준비 부족 등이 꼽힌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애초 2008년까지 미군기지 평택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006년경 이전 시기가 임박해오자 5년을 연기해 2013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공원 조성사업, 평택지역개발사업 등 미군기지 이전을 전제로 진행돼왔던 대규모 개발사업이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었다.
[사진=평택 팽성읍 일대에 조성된 평택 미군기지 전경,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당시 국방부는 연기 이유로 주민 반대에 따른 사업 지연, 시설종합계획(MP) 작성 과정에서 한미간 책임시설 구분 등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점 등을 들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로 새 정권이 창출되자 2009년 초에 다시 2016년 이전으로 3년을 미뤘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정부 대책의 일환인 평택지역개발사업이 다시 차질을 빚을 거라는 전망에 평택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사진설명=평택 팽성읍 일대에 조성된 평택 미군기지 전경,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미군들을 상대로 한 임대주택과 상가 등을 건설한 투자자들은 공실기간이 길어지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파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두 차례나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을 연기하자 서울 용산이나 평택 일대에서 과연 ‘가기는 가겠느냐’는 냉소적 시선마저 팽배해졌다.

다시 시간이 흘러 기지 이전을 2년 앞둔 2014년 전후로 건설업계에서는 ‘미군들이 평택 기지공사에 적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당시 미군기지 건설사업을 담당한 국내 굴지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 차례 이전이 연기되다보니 미군들도 진짜 이전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몰라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평택 현장에서는 기지 이전이 안 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군들이 갑자기 현재 공사진행 상황과 계획된 공정률에 차이가 있다며 건설사들을 몰아붙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16년 미군기지 이전설이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말에는 주한미군 측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 2016년에서 2017년으로 1년 연기된다고 밝혔다. 기지 건설을 맡았던 건설사의 부도, 미군 가족 동반프로그램의 변경 등이 원인이라고 주한미군은 설명했다.

2013년에서 2016년으로, 다시 2017년으로 세 번이나 미뤄진 것.

이전이 계속 미뤄지자 이전 대상인 전국 수십 곳의 미군기지들 역시 이전대책 수립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 대상인 전국 80곳의 미군기지 중 반환이 완료된 54곳을 제외한 나머지 26곳은 환경 위해성 조사 등을 거쳐 반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지가 반환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별로 기지 활용방안을 수립한 뒤 조성작업에 들어간다. 환경 위해성 평가 및 오염 정화 작업에 2~3년이 걸리고, 반환된 기지 개발에 3~5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