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북한 미사일 도발 5일만에 미국 워싱턴D.C.에서 머리를 맞대고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할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논의가 한미간 어떤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육군 전차 실사격훈련 [자료사진=육군] |
군 관계자는 1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오는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4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SCM은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1968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이 회의체에서 전시작전권 전환 등 한미동맹의 중요한 결정들이 대부분 도출된다. 북한의 위협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곳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이번 SCM에서는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북한이 올해 2번의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해 기존의 핵미사일에 대한 집착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사거리 3500㎞의 무수단미사일은 괌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핵투발 수단이다.
북한의 이번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는 공중폭발로 실패했지만, 한미 양국은 SCM에서 북한의 이번 도발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북 대응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이번 SCM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 등으로 구현된다.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 확장억제는 한미동맹의 최우선 의제가 되고 있다.
북한은 무수단미사일 뿐 아니라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매진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상대로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나 12일(현지시간)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 김정은이 핵공격 능력을 갖게 되는 순간 미국의 공격으로 바로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경우 미국은 한국 보호를 위한 확장억제에 치중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는 등 미국으로서도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실질조치 강화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SCM을 하루 앞둔 19일에는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열려 북한을 압박할 외교 및 군사적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회의에서 양국 외교, 국방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현황을 평가하고 양국의 강력한 추가 제재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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