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中 방공식별구역 대거 침범, 사드 경제보복 이은 무력시위?
뉴스종합| 2017-01-10 14:26
[헤럴드겨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중국이 최신형 전략폭격기 등 군용기 10여대를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대거 침범시키면서 중국측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남ㆍ동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향한 무력시위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최신형 전략폭격기 훙-6(轟ㆍH-6) 6대 등 10여대의 군용기가 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대거 침범했다. 사진은 훙-6 전략폭격기. [사진=헤럴드경제DB]

중국 군용기 10여대가 KADIZ를 침범한 것은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께까지 4~5시간 가량이었다.

이후 일부 군용기는 대한해협 상공을 통과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따라 동중국해와 동해를 왕복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 공군 전투기와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대응 전술조치를 펼치는 등 긴장이 조성됐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항공기를 조기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선으로 이 구역을 비행할 때는 사전에 상대국에 통보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가 중국 지난(濟南)군구 방공센터에 핫라인으로 경고메시지를 보내자 “훈련상황”이라고 응답했을 뿐 사전에 통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용기가 비행한 지역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애매한 구역이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침범은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아시아ㆍ태평양 해역으로 이동시킨 미국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맞서 대한해협 일대에 함대를 전개한 일본 등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비행항로로 미뤄볼 때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최근 들어 사드 배치 결정에 대응해 한류스타의 방송 출연과 문화콘텐츠 수출을 막는 금한령(禁韓令)을 강화하고 중국 진출 한국기업 세무조사, 관광객과 유학생의 직간접적 규제 등 보복조치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소식통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중국의 국가전략상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중국은 그동안 대미ㆍ대일관계를 고려해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취했는데 사드 문제를 내세워 한중관계에서도 원칙을 지키고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