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정책 부진에 착해진 김정은…‘애민(愛民) 코스프레’
뉴스종합| 2017-01-19 14:51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애민(愛民) 코스프레’를 펼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가 하면 중대급 부대의 후방시설을 시찰하며 군인달래기에 나섰다. 통일부는 19일 김정은의 이같은 행보가 ‘200일 전투’ 성과가 부진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김정은이 노동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온 것인데, 스타일의 변화는 통치술의 일환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저 사람(김정은)이 바라는 것이 애민인지에 관심을 둔다면, 스타일의 차이를 가지고 그것을 짚어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기록영화에는 김정은이 원산 구두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동자들이 인사하자 김정은이 고개를 숙여 담례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왔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겸손한 태도가 자신감의 발로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자신감이 있어서 고개도 숙이고 부드러울 수도 있는 것인데, 눈도 안 마주치고 인사하는 것은 진정한 애민 의식에서 나왔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그런 스타일의 차이가 그 사람(김정은)의 내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최근 올해 첫 군부대 시찰을 감행하며 군인들과 친목을 다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시찰에 대해 “두 가지를 특징적으로 봤다”며 “하나는 중대급 부대로 갔는데 주로 침실 등 후방시설을 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특징으로는 “작전 총국장이 따라갔는데 대남 관련 거친 얘기는 안하고 싸움 준비를 열심히 하라고만 했다”며 “굳이 평가한다면(올해 들어) 처음에 가방공장, 김치공장, 젓갈공장 등을 가고 부대 후방시설을 점검한 것인데 애민정신의 군대판으로 보이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당시 군인들의 침실, 이발실, 세면장, 교양실, 취사장 등을 둘러본 뒤 “병사들의 생활을 친부모의 심정으로 따뜻이 돌봐주며 훈련과 군무 생활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제때에 풀어줌으로써 군인들이 오직 훈련에만 전심전력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이와 같은 ‘애민 코스프레’를 펼치고 나선 이유가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200일 전투’의 성과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함경북도) 수재 때문에 자기들이 야심 차게 추진한 평양 ‘여명거리’가 완공되지 않았고, 그것은 모든 인민이 아는 사실이며, 대북제재로 (북한 사회가) 속으로 골병이 드는 문제는 몇몇 사람만 알 텐데, 그런 것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0일 전투가 잘 끝났다고 선전하지만, 안된 것들이 군데군데 있기 때문에 자기 시인도 하고 그런(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200일 전투가 잘 끝났다고 선전하지만, 안 된 것들이 군데군데 있기 때문에 자기 시인도 하고 그런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도 전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