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4각 파고 직면했는데 ‘최순실 그림자’까지 드리운 한국 외교
뉴스종합| 2017-01-30 22:06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그림자가 한국 외교에까지 뻗쳤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1일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해외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관련해 최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조치다. 현직대사로는 2번째로 최순실게이트 관련해 이뤄지는 특검 소환이다. 

특검팀은 31일 유 대사를 소환해 최씨가 외교부의 ODA사업 일환인 ‘미얀마 K타운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현직 대사의 특검 소환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조사받은 모철민 주 프랑스 대사(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이어 2번째다. K타운 사업은 미얀마에 760억 원 규모의 컨벤션 센터를 무상원조로 지어주고 한류 관련 기업들을 입점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최 씨가 소유한 미르재단이 한류 교류 증진 업무 담당 사업자로 명시돼 논란을 빚은 ‘이란 K타워’ 프로젝트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얀마 K타운 사업은 외교부 당국의 타당성 예비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 내려졌다. 하지만 예비조사단이 타당성 조사를 위해 다녀온 시점은 지난해 9월로 미르재단 문제가 언론에 제기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논란이 불거지자 사업이 중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최 씨가 미얀마 K타운 사업 및 대사 인선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유 대사는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 글로벌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한 ‘삼성맨’이다. 지난해 5월 ‘깜짝인사’로 대사에 발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유 대사는 삼성에서 근무할 당시 브라질과 유럽에서 해외근무를 했기 때문에 미얀마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유 대사는 특정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되는 ‘특임 공관장’으로 깜짝발탁된 것으로, 외교부의 실무적인 인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는 경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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