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北, SLBM 지상에서 발사했나…“새로운 전략기체계 개발” 주장
뉴스종합| 2017-02-13 07:19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를 현지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전날 오전 7시 55분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고체연료를 사용해 지상에서 쏘아올린 지상대지상중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이 무기체계를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대지상탄도탄으로 개발할데 대한 전투적과업을 제시하시였다”며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당의 권위, 우리 조국의 존엄과 안녕이 실려있는 새로운 전략무기체계를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하는 놀라운 기적을 창조하였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SLBM의 지상형일 가능성은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550㎞에 비행거리 500㎞를 기록했다. 탄도미사일은 통상 사거리의 ⅓~¼ 수준을 최고 고도로 타원형 궤도를 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고각발사된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탄두가 추진체와 분리될 때 그 순간 최종자세각이 중요한데, 수직발사 후 차츰 기울어져 상승하는 단계에서 30~5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고각에서 탄두를 밀어올리면 설계상 벗어난 하중으로 엔진에 무리가 오거나 비행자세가 깨지기 때문에 고도와 사거리가 짧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고도가 550여㎞에 달했기 때문에 최대 300~400㎞의 고도를 기록하는 노동급 미사일로 보기는 어렵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 고체엔진의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 이후 8월 고체엔진이 장착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다. SLBM은 고각(高角)으로 고각발사됐고, 500여 km를 비행했다. 때문에 합참에서는 북한이 동종 혹은 유사 엔진을 무수단에 장착해 고각으로 쏴 올려 성능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해 8월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담당국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북한이 SLBM을 지상용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 SLBM의 원형인 러시아 SS-N-6 미사일이 북한에서 이미 중거리미사일 ‘무수단’으로 개량된 사실을 거론하며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북한 SLBM이 지상용으로 배치된다면 발사 준비 시간이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되면 사전 탐지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북한 SLBM은 원래 액체연료를 사용했으나 지난해 4월부터 잠수함 발사에 용이한 고체 연료로 교체됐다. 북한 SLBM은 최대 사거리가 2000여㎞로, 무수단 미사일의 3500㎞보다 짧지만 액체연료를 쓰는 무수단에 비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문제는 SLBM을 방어하려면 사드 포대 2개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루이스 국장은 바닷속에서 발사된 SLBM을 방어하려면 “한국은 사드 포대 2개가 필요하고, (SLBM 위협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북 성주 지역에 연내 배치될 사드 포대는 1개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