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태영호 “김정은, 숨겨진 자식이라 처형 주저없어”
뉴스종합| 2017-03-04 08:50
[헤럴드경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의 이복동생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숨겨진 아들이라 누구를 처형하는데 주저함이 없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은 (고용희와 사이에서) 김정철, 김정은, 김여정을 낳고 세상에 알려질까봐 스위스로 보냈다”며 “김정은이 숨겨진 자식이라 누구를 처형하는데 주저함이나 심리적 불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어려서부터 어울려 살면서 연대의식이 생기고 집안이라는개념이 형성된다”며 “그러나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가문이나 친척에 대한 연대의식이 없이 어느 순간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와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백두혈통 라인을 북한 주민들과 전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해 김정남의 존재를 없애버리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오는 8월 백두산위인칭송대회 등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 3부자 우상화 대규모 행사들을 준비중인 상황에서 김정남의 존재 자체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 체제는 김정은의 장기집권에 조금이나마 걸림돌이 되거나 위협요소가 되는 것은 무조건 다 숙청하고 제거한다”며 “그 무엇도 서슴지 않는 게 북한 체제의 속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과거 대한항공(KAL) 여객기 폭파, 미얀마 아웅산 테러 등 수없이 많은 테러를 감행했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체제의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의 외국인과 한국인에 대한 테러는 정찰총국이 담당하지만, 해외에 있는 북한인에 대한 처리는 보위성이 한다”며 김정남 암살을 북한 국가보위성이 주도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현재 연금 상태이기 때문에 보위성이 김정남 암살을 주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부처의 수장도 모르는 일이 집행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설사 보위성 수장이 연금돼 밑에 사람들의 목이 날아갔다고 하더라도 보위성 사업은 하나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영국에 있을 때)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이 영국에 와서 수행한 적이 있다”면서 “김정철이 올 때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이 일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남과의 인연에 대해선 “김정남을 직접 본 것은 1990년대 말 김정남이 스위스에서 돌아와서 고려호텔에 묵었을 때”라면서 “저녁에 심심하다며 호텔 지하 가라오케에 가는 걸 가끔 봤을 뿐 그의 정치적 성향 등은 잘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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