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통일부 “남북 간 신뢰 구축의 길 가야” 北 호응 촉구
뉴스종합| 2017-07-20 16:11
-北, 南의 회담 제의에 오늘까지 침묵
-노동신문 “북한 적대시하면서 관계 개선 어불성설”
-통일부 “대북 적대시 정책 아냐…7ㆍ4 성명 등 같은 입장”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통일부가 20일 북한을 향해 “남북 간 합의 정신으로 돌아와서 서로 간 신뢰 구축의 길을 가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북한도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남북 회담 제의에 대한 호응을 촉구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7ㆍ4 공동성명, 기본 합의서, 6ㆍ15 공동선언, 10ㆍ4 공동선언 이런 합의 정신이 남북한 상호 존중과 남북 관계 발전을 주도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 적십자회담을 제의한 뒤 이날까지 북한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21일로 제안했기 때문에 이날까지 북한의 호응이 와야 계획한 날짜에 회담을 열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5년 8월10일 도라전망대 남북통신연락소에서 군 관계자들이 북측과 시범통화를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다만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그동안 여러번 밝혔듯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천명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도 지금 상황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언급은 북한의 비판과 우려를 불식하고 대화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 논평은 “북과 남은 7ㆍ4 공동성명과 6ㆍ15 공동선언, 10ㆍ4 선언을 통해 민족의 자주와 단합으로 관계개선을 이룩하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의지를 내외에 과시했다”라며 “남조선 당국은 반민족적인 대결과 적대의 악폐를 청산하고 동족을 존중하며 통일의 동반자로서 함께 손 잡고 나갈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담 제의에 대해 직접적으로 수용, 거부를 뜻하기 보다 남한의 대북 정책과 태도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2015년 고위 당국자 회담 전날 (북한에서) 연락이 왔고 그 다음날 (회담을) 한 것이 가장 빨랐던 것이다. 그때는 8월 초부터 남북 간 상호 의견 교환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이뤄질 수 있었다”라며 “지금은 오랫동안 (남북 연락이) 단절된 상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하루만에 (회담이) 되는 건 어렵다”라고 내다봤다. 즉 북한이 이날 군사당국회담을 전격 수용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계획대로 21일 회담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