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도종환 “서울에 피는 개나리, 평양에도 피는구나”
뉴스종합| 2018-04-01 12:49
-예술단ㆍ태권도시범단 공연 때 김정은 관람 기대
-겨레말큰사전ㆍ만월대 공동발굴 재개 제안 방침

[헤럴드경제=평양공연 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서울에 피는 개나리가 평양에도 피는구나. 살구꽃 봄에 많이 피는데 피기 시작하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여년만에 평양을 방문해 밝힌 소감이다.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도 장관은 지난달 31일 평양에 도착한 뒤 방북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2층에 마련된 우리 취재단 기자실을 찾았다.

도 장관은 “10여년 전 왔을 때랑 도시 색깔이 달라졌다”며 “(10여년 전엔) 회색도시란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분홍색, 연노랑색, 연두색, 하늘색 이런 엷은 색깔의 건물들이 들어서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명거리나 김일성종합대를 보면 새 건물이 많이 들어서서 10여년 전 왔을 때보다 색깔도 달라졌고 도시가 건물도 들어서고 달라진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지난 2005년 남북작가모임 참석 차 평양 땅을 밟은 바 있다.

도 장관은 이번 행사의 의미와 관련,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문화ㆍ체육 교류의 물꼬를 트고 남북정상회담ㆍ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국가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문화ㆍ체육 교류의 중요함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정상회담도 잘 되고 남북이 평화공존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평화공존ㆍ평화교류 시기가 빨리 오고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문화ㆍ체육ㆍ예술ㆍ종교를 포함한 사회단체 교류가 활성화돼 10여년 이상 단절된 민족 동질성이 회복되고, 화해 분위기에 문화ㆍ예술이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함께 도 장관은 이번 평양 방문을 계기로 2015년 이후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과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작업 재개를 북한에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은 남북 언어학자들이 어휘를 수집하고 사전을 만드는 작업을 해오다 2015년 중단됐는데 재개했으면 좋겠다”며 “사전을 남북이 같이 만들자, 중단된 것을 지속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 만월대가 홍건적 침입으로 소실되고 폐허가 된 후 600여년이 흘렀는데, 남북이 공동발굴 작업을 7차례 하면서 많은 유물ㆍ유적이 나왔다”면서 “2015년 중단됐던 것을 재개하자고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중인 대고려전 전시에 만월대 발굴 고려 유물ㆍ유적을 보내줄 수 있는지 요청하겠다고 했다.

도 장관은 특히 우리 예술단 공연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람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북측에서 공연에 누가 오느냐’는 질문에 “공식통보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평창올림픽 때) 강릉 공연 끝나고 서울 올 때는 우리 대통령이 오지 않았느냐. (예술단ㆍ태권도시범단이) 답방형식으로 왔으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통지받은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