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美 관리들 “北 협상전략일 뿐 놀랄일 아니다”
美 언론 “북 의도 의문, 협상에 찬물”

[헤럴드경제]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의 반응을 놓고 미국 내 평가가 엇갈렸다. 북한의 거칠고 부정적인 성명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협상전략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언론은 북미간 협상에 대해 의문 부호를 찍었다.

미국 ABC방송 타라 팔메리 기자는 8일 트윗에서 “북한 정부가 거친 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한다”며 “그것을 하나의 협상 전략으로 본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의 회담을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북한을 떠나기에 앞서 동행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timeline) 설정 등에 있어서도 진전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측의 태도와 입장은 유감스럽다”며 “미국측은 싱가포르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담화문에는 ‘회담 결과가 우려스럽다’, ‘우리의 기대와 희망이 어리석다’라는 표현이 담겼다. 또 담화문에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미국 측이 언급하지 않은 점, 종전선언문에 대해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한 점 등에 대한 불만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외무성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을 직접 반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길어지고 어려울 것이라는 뚜렷한 신호라면서 “평양의 의도는 물론 담화가 일시적인 표출인지 또는 북미 간의 깊은 오해를 상징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보다) 확실히 덜 낙관적이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세 번째 방북이 “가장 덜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의 설명이 충돌하면서 핵 협상이 균형을 잃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협상의 운명이 의문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미 CNN 방송은 “북한이 협상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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