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추가조사 결과 피해자 3명으로 불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국방부]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를 긴급 소집해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군 성폭력 근절을 강조한 가운데 또 이런 사실이 드러나 군 기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육군은 9일 “모 부대 A 장성이 올해 3월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행위를 일부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 전환했으며, 오늘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계급이 준장인 A 장성은 서울 근교 모 사단의 사단장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A 장성이 여군의 손을 만지는 성추행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A 장성이 올해 3월께 부하 여군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송 장관이 군 성폭력 근절을 강조한 당일이다.
육군은 사건 접수 직후 지휘계통을 통해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했고, 육군참모총장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어 육군 중앙수사단이 직접 조사하도록 조치했다.
육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건 인지 즉시 휴가를 보내 가해자와 분리 조치했고,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반기 신고된 군 성폭력 사건은 42건에 이른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상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일선 부대 여군들은 진급 불이익 등의 피해를 우려해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 보인다.
앞서 송 장관은 공직기강 점검회의에서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근절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임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며 “최근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환기했다.
또 송 장관은 최근 발생한 장성과 고위급 장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군복의 명예와 위상을 실추시키고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개탄스럽다”며 “군복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담고 있다. 군복의 명예, 장교의 고결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군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해군 준장이 지난달 27일 부하 여군 성폭행을 시도했고 육군 헌병단 소속 영관급 장교 2명이 5월초 자신들보다 계급이 낮은 여군 검사 2명을 각각 성희롱해 문제가 됐다. 또 이번에 지난 3월 발생한 부하 여군 신체접촉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A 장성은 이번 사건 외에 2차례 더 비슷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1차 피해자 조사 결과 A 장성과 부하 여군 Z는 서울 모처 식당에서 단 둘이 만나 식사했다. 해당 부대 위수 지역이 서울까지여서 가능했다”며 “가해자는 와인을 곁들인 식사 이후 가해자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부하 여군에게 손을 보여달라면서 손을 만졌다”고 설명했다.
육군 측은 A 장성이 손을 만지게 된 경위에 대해 “가해자가 심리학을 공부했다며, 심리학에서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을 알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피해자가 진술했다”고 전했다.
A 장성은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했고, 차 안에는 자신과 부하 여군 등 단 둘만 탄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음주운전 여부에 대해 “와인을 시켰는데 다 마시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육군 측은 1차 피해자 조사 후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A 장성과의 접촉 개연성이 있는 여군들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추가로 2명의 피해자들을 확인했다.
육군은 “지난 3월 가해자가 손을 만진 피해자 Z씨가 있었고, 지난해 11월 두 번째 피해자도 차 안에서 손을 만졌다고 한다. 세 번째 피해자는 지난해 8~9월께 사무실에서 손과 다리를 만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육군 측은 ‘군 부대에서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원인이 시스템적 이유냐’는 질문에 “계속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지 않나”라며 “어디에 원인이 있다기보다는 성범죄 자체가 형사학회의 연구 분야”라고 답하기도 했다.
soohan@herla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