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동맹회의 연설…“美 때문에 한반도 긴장 악순환”
-“南, 외세의존정책과 사대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에서 한반도정세가 평화냐 위기냐 중대기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한반도정세가 중대기로에 놓여있다며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해야 비핵화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북한 측 대표로 25~2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에 참석한 최 제1부위원장은 연설에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정세가 긴장완화의 기류를 타고 공고한 평화에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일촉즉발의 위기에로 되돌아가는가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채택 후 1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못하고 한반도정세가 긴장 격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북적대시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떠넘겼다.
최 제1부위원장은 특히 “미국이 우리의 제도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때에야 미국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다”며 미국이 체제안전과 대북제재와 관련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비핵화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이달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미 실무협상 때도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비핵화 논의의 선행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제1부위원장은 연설에서 시리아와 베네수엘라를 거론하며 “어느 한 대국의 전횡에 의해 국제적인 환경보호 노력과 경제무역협조 분야의 국제질서가 통째로 뒤흔들리고 있으며 세계 도처에서 작은 나라들이 열강들의 군사전략적 대결의 희생물로 되고 있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또 유엔 이름으로 ‘특정국가’의 강권과 전횡을 합리화·합법화하는 ‘결의 아닌 결의’가 채택되고 있다며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 제1부위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북남관계가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되게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이 외세의존정책과 사대적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제1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측 대표단은 바쿠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27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비동맹회의 참석 기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쿠바와 베네수엘라, 나미비아, 말레이시아, 네팔 등 수반을 만나 양자협력 및 친선관계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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