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간 6번 ‘꽝’...ICBM·핵실험 전 명분쌓기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6일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떨어트린 지 이틀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SRBM 1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2일 사이 6번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틀에 한번 꼴인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22번째 탄도미사일 발사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순항미사일을 포함해 10번째 미사일 발사다.
북한은 SRBM을 지난달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2발, 그리고 지난 1일 다시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등 다종의 SRBM을 고도와 거리, 속도 등을 조절해가며 발사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2발의 제원이 다른 것도 다른 종류의 SRBM을 섞어 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다양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오고 있는데 오늘 다른 종류를 2발 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급기야 이틀 전에는 지난 1월 30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IRBM 카드를 빼들었다. 북한의 IRBM은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약 4500㎞를 비행했는데,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지난 2017년 9월 화성-12형 이후 5년 만이었다. 특히 이번 IRBM은 북한이 정상각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장 비행거리를 기록했다.
북한의 최근 일련의 SRBM과 IRBM 발사가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띄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해상훈련,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합류한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 그리고 레이건함의 한반도 회항 등을 전후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태는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감행을 앞두고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