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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중러 밀착에 대비…한중 대화채널 복원 시급”
뉴스종합| 2023-08-22 15:14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로 미국이 영국·독일·프랑스 등 서유럽 선진국이나 아시아의 일본·호주와 했던 전방위적인 협력의 장에 한국이 대등한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한미일 협력 강화에 필연적인 북중러 연대에 대비하고, 한중 대화 채널 활성화를 꼽았다.

22일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의미, 성과 과제’에서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일 3국 안보가 연계돼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역내 안보위기 발생시 서로 협의할 것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며 “동북아 안보 불안의 진원지인 북한과 중국에 대해 ‘한미일 편가르기’에 기대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랜 숙원이었던 한미일 3국 협력을 제도화시켰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견제 정책에 편승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성과를 확보했다.

남성욱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전례없이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 안보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대북 공조를 한층 공고화하며, 정보공유 및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조율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미일 정상이 함께 국군포로, 자유통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공식 언급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짚었다.

이상현 세종연구원장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오랜 숙원”이라며 “미국은 한국, 일본과 모두 동맹 관계에 있으나 한일 간 과거사 문제, 동북아 정세 대응 기조 차이 등의 문제로 3국간 협력은 그동안 제한적 형태로 진행돼왔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해 로렐 로지로 향하고 있다. [연합]

향후 과제로는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 강화에 따른 북중러 밀착에 대응을 꼽았다.

전 전 원장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 봉납과 집단 참배, 동해 표기 문제 등 고질적인 한일 쟁점과 현재의 정책 간 괴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전 원장은 또한 “한미일 3국 협력이 강화될수록 한중관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한중 대화 채널 활성화가 시급한 문제”라며 “3국 협력이 중국과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정부의 의지를 입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조언했다.

남 전 원장은 향후 국내정치 일정에 상관없이 한미일 3국 협력이 ‘지속 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각론에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불가역적인 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전 원장은 “전략적 좌표 이동에 마찰은 불가피하고, 이것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외교 역량”이라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반목하지 않으면서 북핵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로 이끌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의 세 가지로 분열된 국제질서를 언급했다. 미국 및 유럽의 민주주의 진영이 주도하는 ‘글로벌 웨스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이스트’, 인도와 브라질 및 비서구 국가들이 모인 ‘글로벌 사우스’ 그룹이다.

이러한 국제질서에서 두드러진 것은 ‘글로벌 웨스트’ 국가와 ‘글로벌 이스트’ 간 경쟁과 대결이며, 이에 따라 한국이 ‘글로벌 웨스트’ 국가와 공조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에 대한 후폭풍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소장은 “외적인 경제적 충격이나 경쟁국의 정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견딜 수 있는 국가와 사회의 탄력성을 어떻게 키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