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마스 무력충돌 속 중동 순방 강행한 배경에
“사우디·카타르가 계획대로 일정 진행하길 강하게 요청”
팔레스타인 지지한 빈살만…“하마스 지지한다 볼 수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은지 기자] 대통령실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리는 한-사우디 정상회담에서 엑스포 문제와 관련해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엑스포 유치가 11월 말로 다가왔고 여러모로 양국이 각자의 특징을 발휘하며 국제전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사우디 정부와 우리 정부 간 엑스포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서로에 대한 우의를 바탕으로 결과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되 마지막에 깨끗이 승복한다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 자치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가치외교’를 내세운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이 예정됐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 확정까지는 어려움이 없었다”며 “국가 지도자가 본국에서 정상회담하며 상대국 주빈을 초청하는 정상회담과, 본인이 출국해 다른 나라에서 하는 건 크게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나라(사우디와 카타르)는 우리 대통령 초청하고 모시는 입장에서 상호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해 의견 교환했고, 상대는 우리가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하지 않고 반드시 이번에 계획대로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표했다”고 설명했다. 국빈방문으로 초청받은 상황에서 초청국인 사우디와 카타르가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역 정세가 불안정한 만큼 지역 정세를 함께 논의하며 양국이 이러한 실질 협력 문제를 현재 진행형인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냉철하게 서로 이해하고, 합의점 내지 공통 이해의 분모를 찾아갈 것인가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선제공격하는 정파를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고, 긴 세월 동안 중동 지역 정세와 국민감정이 아랍 국가 중심으로 함께 움직인 특징이 있어서 일면 바라볼 때는 팔레스타인 측에 정서적으로 더 가깝다는 것이지 현재 분쟁 지역에서 공격자와 수비자 누구의 일방적 지지로 연결하는 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곧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이집트, 요르단 등 6개국과 수교를 맺었고, 윤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하는 사우디와 카타르와 수교를 맺지 않았다.
관계자는 “한국이 인도적 차원을 모색하면서 두 나라(사우디와 카타르)와 긴밀한 협력 관계 매개로 중동 국가와 한국이 어떻게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이란 및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훈련을 통해 여러 분야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북한이 그동안 사용한 여러 가지 기습 전략, 전술이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배우고 가르쳐준 것이라 할 수 없지만, 서로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실전 경험이 부재한 상황에서 저 분쟁에서 뭘 습득할 것인가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열심히 분석하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