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남북 공동발굴 만월대 유적, 통조림 깡통처럼 방치”
뉴스종합| 2011-08-09 09:41
남북이 공동발굴 조사하던 개성 만월대 유적 등이 남북관계 악화로 작업이 중지되면서 심각히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철 한국고고학회 회장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열린 ‘남북학술문화협력사업의 현황과 추진방향’ 세미나에서 “발굴조사 실시 중 작업을 중단하는 현 상황은 ‘통조림 깡통을 따놓고 방치’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려궁성 유적인 만월대는 문화재청 후원으로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공동으로 2007년 착수, 2010년까지 4회에 걸쳐 실시됐다. 그러나 2010년 5월18일 4차 조사가 종료된 후 현재까지 사업이 중단돼 왔다.

신 회장은 “발굴조사는 유적 훼손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면서 “장마, 혹한 등으로 석축 유적도 심각한 훼손 가능성이 상존하며, 발굴하다가 이렇게 중지할 것이었으면 600여년간 지하에서 온전히 보전돼 온 고려궁성 유적에 아예 손대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이후 남북관계 악화로 중단돼 온 북한 소재 고구려고분에 대한 남북공동 실태조사 보존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평양과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2개의 새 고분발굴에 일본ㆍ중국의 연구진이 참여, 향후 동북공정 등에 정치적으로 활용될 여지를 남겼다.

신 회장은 “올 가을에도 남측이 조사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중국ㆍ일본 등과 공동발굴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 연변대의 지난 공동발굴조사에서도 중국 교육성의 재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 역시 대북제재 중인데 평양소재 고구려고분 발굴조사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며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고구려고분 발굴조사, 아리랑 무형유산 등재 협력 등 시급한 사업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