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문병장 어머니에게 웬 과테말라행 표를..” 국방부·KB 소원성취 프로젝트
뉴스종합| 2011-08-17 08:12
“과테말라 출신인 어머니께서 고향에 가실 수 있도록 비행기 표를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국방부는 17일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군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작년부터 매년 한 차례 전 장병과 부대를 대상으로 벌이는 ‘소원성취 프로젝트’에서 올해 장병 10명과 부대 30곳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 상근병으로 근무 중인 문병근 병장은 결혼 후 고향 과테말라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머니에게 비행기 표를 선물해 달라는 소원을 내 이뤄지게 됐다. 문 병장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과테말라에서 만나 결혼했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어머니는 지금까지 고향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비싼 비행기표 값이 부담되어 과테말라행을 포기했다”면서 “어머니를 고향으로 보내드리고자 상근병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월급과 밥값, 차비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국군병원에 근무 중인 황건우 병장도 중국 출신 아내가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비행기 표를 선물하고 싶다는 소원을 냈다. 스물두 살 때 중국 의대로 유학한 황 병장은 같은 대학에서 부인을 만났고 29세에 군에 입대했다. 결혼을 결심한 다음 달에 입대한 그를 위해 아내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썼다고 한다.
황 병장은 “힘들지만 이제 곧 전역하는 저를 기다리며 열심히 사는 아내를 위해 비행기 표 2매와 이제부터 만들어갈 행복한 추억을 담을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육군 황선희 소령은 어렵게 새로운 가정을 꾸려 새 출발 하는 부대 군무원에게 결혼식을 열어 주고 싶다고 했고, 영북중학교 학생들에게 군인 선생님으로 봉사하는육군 김도균 상병은 제자들에게 1박2일 서울 여행을 보내달라는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육군 신지훈 대위는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자기 아빠가 되는 부하 중대원에게 육아용품을 선물하게 됐다.

국방부 문화정책과장 오상훈 서기관은 “전국 각지에서 1만여 건의 간절한 소원이 접수되어 외부 심사위원을 통해 소원 실현 대상을 선정했다”면서 “장병들이 소원을 작성하는 시간을 통해 부대와 전우, 가족과 이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