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비둘기파’류우익 기용…남북관계 해동 특명 받았나
뉴스종합| 2011-08-31 11:21
기존 대북정책 유지 속

최악 대치상황 타개 시험대

6자등 대화통해 변화 유도

‘전략적 관여’시도 관측


원칙있는 대화 기조 한계

전문성 부족 부정적 시각도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통일정책특보로 물러나고 후임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내정되면서, 냉동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류 내정자는 일명 ‘협상파’로 불린다. ‘상당히 유연한 대북관을 가졌다’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평가다. 기존 대북정책을 주도했던 ‘강경파’ 현 장관,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과는 결이 다른 인물로 꼽힌다.

때문에 류 내정자의 전면적인 등장은 이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 내정자는 ‘MB의 우뇌’로 불릴 만큼 이 대통령의 대북관과 대북정책 방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인사배경과 관련,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통일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보다 발전적 통일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 내정자는 기존 대북정책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최악의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에 직면했다. 일단은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에 유연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어떤 식으로든 테이블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적 관여’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등을 매개로 남북대화를 재가동할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개각을 통해 류우익 전 주중대사를 통일부 장관에 내정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2008년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남북관계 완화는 전체적인 6자회담 재개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 남북간 후속 회담이 재개된다면 핵을 주제로 하는 남북 당국간 협의의 틀을 고착화할 수 있다. 동시에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추동하는 의미를 갖는다.

후속 회담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도 통일장관 교체를 대북정책 전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초ㆍ중순 중국 베이징에서 후속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사안에 따라 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류 내정자가 통일부 수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외교부에 비해 뒷선으로 처졌던 통일부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그러나 ‘류우익호’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원칙 있는 대화’ 기조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 그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예측이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출신인 류 내정자의 전문성 부족도 약점으로 꼽힌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대사 재임 시절 한ㆍ중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는데도 그를 통일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전문성이나 국민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측근에 대한 배려”라고 비판했다.

한편 류우익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류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사무실을 마련했다”면서 “지원인력 1~2명이 청문회 준비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