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인물로 풀어보는 류 통일의 訪中의미
뉴스종합| 2011-11-21 09:54
‘유연한 대북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방중(21~23일)에 관심이 쏠린다. 그가 만나는 중국측 인사들의 면면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류 장관 취임후 대남 비방을 자제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 장관의 방중으로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관련 현안이 해결될 지도 관심거리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류 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다이빙궈 국무위원,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등을 만난다. 이들은 중국 외교가의 대표적 지북파(知北派) 인사로, 그에 걸맞는 대북 영향력을 갖준 인물들이다. 한국 통일부 장관의 방중은 2004년(정동영)과 2008년(김하중)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22일 면담이 예정된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중국 외교 1인자로 꼽힌다. 2005년 로버트 졸릭 미국 전 국무부 차관과 함께 미국과 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파트너’로 만든 주인공이며, ‘세기의 만남’으로 꼽히는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워싱턴회담을 연출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파국을 맞을 때마다 후진타오의 서한을 가지고 김정일을 만나 협의 재개를 주도하기도 했다. 류 장관은 최근 다소간 진정된 남북관계 상황과 자신의 ‘대북 유연화 정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3일 만나는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주석의 특보 자격으로 북한 핵실험 문제와 관련 2006년 미국에 파견된 바 있고, 왕 부장은 지난해 2월 방북했다. 왕 부장은 6자회담이 교착될 때마다 중국 특사로 활동해왔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대표적 미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중국 외교부에서 미주 담당 부부장과 주미 공사를 역임했다. 주미대사 4년을 포함, 주미 중국 대사관에서만 10년을 근무했다. 양 부장은 지난 9월 “북핵 6자 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류 장관의 방중이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실세 장관’이자 ‘대통령 측근’이라는 기대와 함께 통일부 장관으로선 드물게 취임 2달만에 미국과 중국을 방문하는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선 류 장관의 이같은 행보가 내년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류 장관이 최근 밝힌 프라이카우프 방식의 국군포로송환과 인도적 대북 지원 확대 등도 관심사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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