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버려지는 아기 급증… 화폐개혁 실패가 원인
뉴스종합| 2011-11-24 08:47
북한 양강도 지역을 중심으로 버려지는 아기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됐고, 북한 당국의 낙태시술 금지 정책도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양강도 혜산시 소재 ‘혜산 애육원’에는 450명이 넘는 고아들이 살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애육원의 수용규모는 150명 가량이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고아들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인구 57만명인 양강도에서 ‘혜산 애육원’에 들어 올 수 있는 것은 혜산시에 유기된 어린이들뿐이고 농촌지역에 있는 여성들의 경우 ‘애육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유기되는 북한지역 영·유아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유아 유기가 증가한 것은 지난 2009년 북한이 실시한 화폐개혁 이후 식량가격이 폭등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가 급격히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혜산 애육원 건물 근처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지나치게 많아지자 많아 이를 단속하기 위한 경비원까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한 소식통은 화폐개혁 이후 영아 유기가 더이상 범죄로 인식되지 않을만큼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영아 유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의사들의 낙태 시술을 당국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것 역시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생활난 때문에 성매매가 늘고 있지만 여성들이 마땅한 피임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 지난 8월에는 혜산시 혜화유치원 인근에 갓난아기를 버려 사망케한 한 여성이 1년 교양소 처벌을 받았으며, 육아원이나 탁아소 어린이 절반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