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총칼 앞세운 先軍정치…350만명은 아사
뉴스종합| 2011-12-20 11:06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술은 ‘선군’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350만명이 굶어죽고,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살기 위해 도망치는 탈북자가 물밀듯이 밀려와도 김정일은 ‘총과 칼’로 눌렀다. 국제사회에는 ‘핵과 미사일’을, 우리에게는 ‘도발과 테러’를 앞세웠다.

김일성 사후 김 위원장이 유일한 최고 권력자가 된 북한은 경제적으로 하락의 길로 접어든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1991년 -4.4%를 시작으로 1998년까지 8년 연속 후퇴를 거듭했다. 옛 소련의 몰락과 사회주의 국가들의 자본주의 흡수라는 국제적인 흐름을 무시하고, 자신의 독재 기반 강화에만 주력한 결과다. 3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아사자가 속출한 ‘고난의 행군’ 시기도 이때 나온 말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경제난의 해법으로 ‘경제’가 아닌 ‘선군’(先軍, 군이 중심이 된 정치)을 선택했다. 세습 독제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개혁과 개방, 자본주의 흡수 대신 강력한 통치 기반인 군을 앞세운 ‘100일 전투’, ‘속도전’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 그가 남긴 것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과 북한, 그리고 2001년 개혁과 개방으로 발전한 상하이를 보며 남긴 “상전벽해”라는 감탄사 뿐이다.

선군정치의 부작용은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는 탈북자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선군에 반한다는 이유로 20만명 이상을 정치수용소에 가뒀지만, 지금도 탈북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 탈북자 출신 북한문제 전문가는 “둑이 무너지기 전에 물부터 새기 마련”이라며 “북한의 경우 그게 바로 탈북”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