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류우익 잔재간” 또 비난… 3가지로 추정되는 속내
뉴스종합| 2012-01-16 10:23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북한의 대남 비난 선전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6일 ‘제한없는 협의, 본질은?’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까마귀가 까치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명한 이치다. 그런 기적을 믿게하는 것은 요술의 재간뿐”이라며 “지금 남조선 통일부 장관 류우익이 이런 잔재간을 피워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집권 4년간 보수패당의 대북정책을 생명선으로 지켜오던 반통일부에서 환골탈태해 마치도 민심의 뜻을 따르는 ‘진짜 통일부’가 되기라도 하겠다는 것인데 눈속임을 생명으로 하는 요술치고는 너무도 철면피하고 빤드럼해서 역겹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대북 유연성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류우익 통일부 장관에 대해 북한이 최근들어 실명비판하는 사례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류 장관에 대한 북한의 실명비난은 지난 11일 ‘류우익은 대결광신자’라고 한 것이 처음이었다. 이어 지난 13일 노동신문도 류 장관에 대해 “철면피하고 교활한 술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우선은 ‘기다리기 전략’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1년여다. 따라서 대통령이 바뀔 때까지 현 정부와는 일정한 선을 그으면서 대화는 다음 정부와 하겠다는 전략으로 북한이 선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한국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 제한적으로만 조문단 방북을 허용한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은 간접적으로 총선·대선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 정부들어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이 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면 보다 유연한 대북관을 가진 정권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략이다.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모종의 남북 물밑 교섭에서 북한이 뜻한 바를 얻지 못하자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한과 북한은 지난해 두차례 비핵화회담을 가졌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해와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남북 사이 아무런 물밑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6월 북한은 남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하며 관련자들에게 돈봉투를 건넸다고 폭로한 바 있다. 현 정부는 북한의 비밀 접촉 내용 공개로 여와 야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았으며, 이로인해 비밀 접촉에 부담을 느낀 현 정부가 이후 북한과의 비밀 또는 비공식 접촉을 꺼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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