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대학생들이 벌여본 남북회담…남북관계 축소판
뉴스종합| 2012-02-10 11:04
10일 오전,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서울 수유동 통일교육원 교육관에서 열린 ‘제 1회 대학생 모의 남북회담’은 남측과 북측의 끝없는 주장 대립으로 지속됐다. 양측은 회담 시간 내내 단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그대로 보는 듯 했다. 모의긴 했지만 실제 못지 않은 팽팽한 긴장 속에 회담은 진행됐다.

정치·군사 분야 회의 분야 최성원(명지대·4) 남측 수석대표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강경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우리 민간인들이 피해를 보고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북측이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또 “북한이 핵보유를 시도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불안과 긴장감을 심회시키고 있다. 북측이 6자회담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비핵화 선언을 해야한다”며 “새는 한쪽 날개로는 날 수가 없다. 남과 북이 모두 평화체제를 유지키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민(고려대·3) 북측 단장도 지지 않았다. 진 단장은 “남한이 천안호 사건을 북한과 연계시키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 연평도 포격 사건 역시 우리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측이 먼저 사격연습을 해서 이뤄진 자위적 차원이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온 민족이 민족의 대국상으로 인해 슬픔에 잠겨있었던 지난해 남측은 조문단의 방북 길을 막아서 최소한의 인륜마저 져버렸다. 이에 대한 사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양무진 교수는 “대학생들이 매우 학습이 잘 된 상태에서 나온 것 같다. 서로의 주장에 대한 반박 논리를 잘 갖추고 있다”며 “다만 평화체제 논의는 남북회담 주제가 아니다. 다음번엔 양측 국기를 가슴에 달거나 하는 등 좀 더 세심한 곳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회담에는 고려대, 동국대, 명지대 대학생 30명이 참석했다. 순위는 5명의 평가위원(80%)과 학생참관단(20%)의 평가가 종합돼 이뤄진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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