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탈북자 30명 ‘3代멸족’위기... 외교부 "북송 막는데 최선한다는데"
뉴스종합| 2012-02-14 08:56
김정은 북한 최고권력자가 탈북자들에 대해 ‘3대를 멸족 시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30여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압송될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이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외교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로선 북송 가능성이 높다.

14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께 중국 선양 버스터미널에서 A씨(46·여) 등 탈북자 10명이 버스에 탑승한 직후 공안에 체포됐다. 비슷한 시각 길림성 옌지시를 떠나 제 3국으로 떠나려던 탈북자 10여명도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체포된 탈북자들은 공안에 의해 오는 20일 이전까지 모두 북송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주일 사이 몇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는지 여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적게는 20여명에서 많게는 30명이 넘는다는 설명도 있다. 이는 중국 공안이 동시 다발적으로 중국 여러 지역에서 탈북자들 검거에 나서면서 각각의 정확한 인원수 집계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중국 공안이 탈북자로 위장했던 사례도 있어 정확한 탈북자 집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9일 관련 제보를 통해 이같은 확인했으며 당일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아달라는 외교 공문을 중국측에 발송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 중국 정부 당국에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아달라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이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는 ‘북한과 중국과의 문제’라 보고, 남한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탓에 최근들어 중국은 거의 모든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압송하고 있다. 여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후견인’을 자처하는 중국 입장에선 정치적 목적으로도 북한측 입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100일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동안 탈북하는 사람에 대해 ‘3대를 멸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체포된 탈북자들의 처리는 석방, 북한행, 남한행 세가지 경우 중 하나인데 북송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최근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된 탈북자의 국내 한 가족들은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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