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美챙겨 ‘실리’ 南때려 ‘결속’ …北의 이중행보
뉴스종합| 2012-03-05 11:44
김정은, 판문점 시찰 ‘압박’

북미대화 열린 자세 이례적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노골화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북ㆍ미 고위급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열린 자세를 보였던 북한이 유독 남한에 대해서는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며 압박에 나서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판문점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정확한 날짜를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김 부위원장이 “판문점의 전초병은 적과 항시적으로 총부리를 맞댄 만큼 언제나 최대의 격동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최고권력자가 판문점을 찾아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은 또 같은 날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5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평양시 군민대회’를 열고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남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반면, 미국과의 대화에선 이례적으로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강경하게 거부해온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까지 약속하며 미국으로부터 ‘영양지원’을 받아냈다.

북한이 이처럼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실리와 체제 결속의 이중적 차원에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확고한 조기 안착을 위해선 군부의 장악만큼이나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4월엔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일이 있는 등 북한 내부적으로 가장 신경을 쓰는 굵직한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북한 주민에게 최고지도자의 ‘통 큰 하사’를 통해 다시 한번 체제 안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으로부터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실리적 외교를 하되, 대남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체제 결속을 꾀하겠다는 포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대남·대미 이중적 태도는 실리적 전략과 함께 북미대화 진전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근본적인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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