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근본 원인은 北...강성 발언 쏟아내는 안보장관들 이유는?
뉴스종합| 2012-03-09 10:59
류우익 통일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잇달아 북한에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북미 고위급 회담과 영양지원에 관한 실무협상 등 남북관계를 둘러싼 지정학이 급변하는 와중에 정부만 나 홀로 대북 강성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것.

류 장관은 지난 8일 북한정책포럼 조찬강연에서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박해해서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라며 “그 체제, 당국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특히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 “근본 원인은 북한”이라며 북한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현 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온건론자로 알려진 류장관이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전날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북한이 도발하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복수차원에서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나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안보관련 장관들이 한 목소리로 최근의 남북경색 문제의 책임을 북한에 떠 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갑작스런 정부의 기류 변화는 대남비방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밀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국제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떠 오른 중국 탈북자 북송 문제에 관련해서도 현재처럼 마냥 중국만 압박해서는 향후 한중관계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근본 책임을 북한에 떠 넘겨 중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 주민의 생계 문제는 북한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원론적 언급”이라며 “주중대사를 지낸 류 장관 입장에서는 한중관계 등을 고려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류 장관은 강연에서 중국측이 탈북자 문제에 있어서 진전된 자세를 보여야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한중관계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대화가 진행되고 6자회담 재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남북대화를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다”며 “류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대남비방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장관 말씀은 탈북자 문제의 핵심은 북한 당국인데 지금 북한이 아닌 중국만 부각되면서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