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발사직후 섬광·20여개 산산조각…추진체 기술적 결함?
뉴스종합| 2012-04-13 11:51
세종대왕함 궤도추적 성공
폭발시점·실패원인 등
한미 군당국 정밀 분석

백령도 상공 151km서 폭발
서해상으로 추락 추정

전문가 “분리되기전 폭발
발사체 오염물질” 가능성도



북한이 13일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 속에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 로켓 발사를 강행했으나 실패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는 이날 오전 7시39분 발사한 지 1분여 만에 1, 2단 로켓이 채 분리되기도 전에 폭발해 20여개 조각으로 나눠져 서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은하 3호 로켓이 발사한 지 1분여 만에 추락했다면 1단 분리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진체의 기술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은하 3호 어디까지 날았나=북한의 은하 3호 로켓은 동창리 발사기지에서 발사된 후 백령도 상공 151㎞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갑자기 폭발해 20여개로 쪼개져 군산 앞바다 등 우리 쪽 서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로켓 잔해물이 평택과 군산 사이 서방 100~150㎞ 해상에 떨어진 것 같다”면서 “1단과 2단이 분리되지 않은 채 그곳까지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지난 11일 북한의 연료 주입 이후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미사일 추적 체제에 돌입했으며,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 서해상에 파견된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에서 최초로 발사 궤도 추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 당국은 로켓이 정상적으로 발사됐을 경우 3분 후 백령도 상공을 지나 10여분 만에 500㎞ 극저궤도에 광명성 3호 위성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채연석 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은하 3호 로켓이 상공에서 조각으로 쪼개졌다면 은하 3호 로켓이 1단 분리에 실패했거나 1단 분리 및 2단 점화 과정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관성에 의해 서해로 파편들이 추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의 은하 3호 로켓 발사의 실패 원인과 폭발 시점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왜 실패했나=전문가들은 발사 후 많은 불꽃을 보였고, 이후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추락했다는 외신 보도에 따라 추진체에 이상이 생겨 실패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이근수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확한 추락 원인을 파악하려면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크게 보면 추진체 이상이나 로켓 분리 과정, 고의 추락 등으로 추락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발사 과정에 불꽃이 많이 보였다면 추진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비행 중 불꽃이 보였다면 큰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며, 이는 추진체가 폭발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로켓 분리 단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에는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보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도 “분리 전에 폭발한 것으로 보이며, 발사체에 오염물질이 있을 경우 폭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기술적 결함으로 경로를 크게 벗어나 일부러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관계 등을 우려해 로켓 내 기폭장치를 작동시켜 강제 폭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로켓 이동 경로나 폭발 여부는 쉽게 파악되지만 분리 단계의 문제나 추진체 결함 등은 육안으로 파악하기 힘든 정보이기 때문에 북한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한, 명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선임은 “북한이 실패 원인을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원인 규명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ㆍ김상수 기자>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