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행동은 신화 내용은 선전성…父子 사이 ‘위험한 외줄타기’
뉴스종합| 2012-04-16 11:31
김정은 북한 제1비서는 ‘일성-정일’ 부자(父子)의 사이에서 위험한 외줄타기 식의 통치스타일을 선보였다. 형식 면에선 북한 주민들에게 신화로 통하는 할아버지(김일성 주석)를 베끼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내용은 아버지(김정일 영원한 총비서)를 닮았다. 30대 불안한 북한 최고 권력의 고민이 담겨 있는 셈이다.

김 제1비서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선 이후 내보인 행보는 아버지와는 사뭇 다르다. 운둔자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30대 젊은 세대의 자유분방함(?)과 과감함이 엿보이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중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스킨십 행보로 인민들에게 젊은 지도자상을 불러일으키려 애쓰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오히려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를 빼닮았다. 특히 지난 15일 열병식에서 보여준 김 제1비서의 행동(손짓 등)이나 열병식 내 자체는 할아버지 시대의 것을 그대로 차용했다. 신화로 추앙받고 있는 할아버지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존경심’(?)을 끌어 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내용 면에선 여전히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로켓 발사→핵실험’으로 이어지는 벼랑끝 전술과 군부대 시찰에 주력하는 등 선전성에 치중하는 모습은 아버지를 연상케 했다. 군에 우선권을 내준 경제에서도 대외적으론 북한의 현(現) 체제에선 용납할 수 없는 자본주의 방식 도입까지 암시하는 파격도 비슷하다.

한 대북 전문가는 “형식 면에서 김일성 주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30대 젊은 지도자의 불안함을 극복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