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몰카’로 찍은 北 부촌 사진 보니…몇십 년 전 농촌 모습?
뉴스종합| 2012-07-13 10:27
[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 중국의 한 네티즌이 북한 부촌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사진들을 공개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13일 선전시민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선전즈촹(www.sz.net.cn)’에 ‘북한 부촌’의 실제 생활이라고 주장하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이 네티즌은 “북한에서 촬영이 허가되지 않아 몰래 찍어온 사진들”이라며 북한의 부촌과 중국의 모습과 비교했다.

공개된 사진은 소우펀닷컴(www.SouFun.com) 등 중국 상업사이트와 각종 커뮤니티·포털사이트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공개된 사진만 봐서는 중국의 어느 농촌 사진이라고 해도 별다를 바 없지만 제목에는 가장 잘 사는 동네라는 말인 ‘부촌’이 붙어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네티즌은 “몇십 년 전의 잘 살던 중국 농촌 모습과 비슷하지 않나요?”라며 은근한 우월감을 표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북한 주민 재산 1호’라고도 알려진 자전거가 자주 눈에 띈다. 북한의 두 중년 남성이 공원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자전거에 기대어 담소를 나누고 있고, 기와 지붕의 한옥이 즐비한 한 주택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게시자는 “북한에서는 자전거를 BMW 모시듯 한다”며 중국 농촌 중 가장 부유한 것으로 알려진 ‘화시춘(华西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들이 방과 후 학교 앞에서 군것질을 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청량음료’라는 팻말을 붙인 냉차 노점상 앞에는 아이들과 부모로 보이는 어른들이 줄서있다. ‘부촌’ 주변 학교인지 학생들 중 한 명은 오렌지색 티셔츠의 남색 반바지 차림으로 샌들을 싣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수한 차림으로 등에 메는 백팩을 갖고 있다. 언뜻 봐서는 우리나라 1970~80년대 학교 앞 풍경과 흡사하다.


북한 부촌의 집안의 모습도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 남학생을 중심으로 화장대와 문갑이 놓여 있으며 TV와 선풍기도 눈에 띈다. 방은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벽지로 도배돼 있으며 벽에는 호랑이 그림과 2008년 달력이 붙어있어 사진 촬영시점을 가늠케 해준다.

이 사진들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남 못 산다고 하지마라. 장시(江西)쪽 농촌 가봐라, 여기보다 못한 곳도 많다”라고 글쓴이를 질타하거나 “내 생각엔 괜찮은데”, “녹색, 환경보호, 신선한 공기. 우리 환경오염된 걸 생각해봐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부촌’으로 공개된 사진들이 실제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tair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