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임태희, “北 김양건과 돈 얘기 없었다”
뉴스종합| 2012-10-26 10:3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지난 2009년 10월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과 싱가포르에서 접촉했을 때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돈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2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적어도 내가 북측과 접촉하는 동안 돈 얘기는 없었다”며 “김양건을 만난 이후 통일부와 통전부라인(통통라인)에서 마무리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손을 뗐는데, 혹 통일부와 통전부 실무접촉에서 있었던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당시 식량사정이 어렵다며 노무현 정부 때 수준의 식량지원을 거론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문제와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 등 ‘프라이카우프’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요구했고 북측도 이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자유를 산다는 뜻의 ‘프라이카우프(Freikauf)’는 옛 서독이 현물을 제공하고 동독의 반체제 인사들을 데려오던 사업을 말한다.

임 전 실장은 2009년 11월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을 위한 양측의 비밀접촉 도중 북한이 우리 측에 5억∼6억 달러를 요구하는 바람에 회담이 무산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도 “김양건과의 접촉에서 의제와 시기, 장소 등은 거의 다 정리됐었지만 돈 얘기는 없었다”고 거듭 확인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외교안보 분야 전직 고위당국자는 “2009년 11월 비밀접촉 장소에 나온 김양건이 대뜸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며 대가조로 5억~6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김양건은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이런 내용으로 미리 준비해온 비밀양해각서를 내밀면서 우리 측에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남북은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10월 싱가포르 접촉에서 의제와 시기, 장소 등에 합의했지만, 11월 통일부와 통전부간 접촉에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가성 돈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임 전 실장이 통통라인을 거론한데 대해서도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라고 답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