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깜짝 놀란 北 로켓기술
北만성적 경제난 초래 부작용도
재원편중 국력은 갈수록 약해져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통해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 올리는 데에 성공, 우리 정부에 ‘스푸트니크 충격’을 준 북한의 로켓기술 수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은 광명성3호의 궤도 진입 성공으로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에 이은 열 번째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됐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개발 목적이 정치적ㆍ군사적인 것은 명백하지만 로켓기술력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북한의 이번 성공은 우리나라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의 거듭된 실패, 발사 연기와 대비되면서 자존심에도 은근히 상처를 주고 있다. 1957년 소련이 사상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 미국 전체가 엄청난 충격에 빠졌던 것과 비교된다.
북한의 로켓기술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자금ㆍ기술ㆍ인력 등을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북한은 특히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고(故)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지시로 1990년대부터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어릴 때부터 영재를 선발해 교육시킨 뒤 이 분야에 집중 배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탈북자는 13일 “북한은 소학교 졸업학생 가운데 수학과 물리학 성적이 우수한 영재만을 뽑아 각 도에 설치된 제1중학교에 보내 차원이 다른 특별한 교육을 시킨다”며 “이 중 또다시 선별된 수재들은 대학 진학 때 핵과 로켓과 관련된 학과에 우선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과학ㆍ수학 영재들이 의대나 법대에 진학하는 우리 현실과는 180도 다르다는 것이다.
상류층 출신이 아닌 학생들은 거의 모두가 국가와 당의 요구에 따라 학과를 지정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첫 국회의원이 된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기술은 어릴 때부터 제일 우수한 인력을 뽑아 교육시키고 이 분야에 배치한 결과”라며 “북한은 미사일과 핵개발을 위해 인력을 집중 양성하고 실험시설ㆍ기자재ㆍ대우 등 연구 조건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준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북한이 로켓을 비롯해 핵과 컴퓨터 해킹, 군사 등 전략적으로 필요한 분야에서는 소학교 입학 전인 여섯 살 때부터 영재를 선발해 교육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이른바 북한 ‘로켓 3인방’으로 불리는 박도춘 당 군수담당 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제2경제(군수경제)위원회 위원장 등과 인연이 닿아 있는 군수공업부와 김책공대도 북한 로켓기술의 산실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전략 분야 집중은 만성적인 경제난과 매년 되풀이되는 식량난의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독재국가, 사회주의국가의 특성 중 하나가 주민들의 수요가 아닌 국가가 필요한 곳에 재원이 집중되는 자원 분배의 왜곡”이라며 “소련이 망한 이유가 이 때문인데, 북한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