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유행어 ‘장군님 영생한다’…현실 조롱
뉴스종합| 2013-01-02 11:32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희망없는 현실에 좌절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장군님이 영생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군님이 영생한다’는 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했어도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는 현실을 조롱하는 뜻이다. 최근 사법당국은 이러한 말을 퍼뜨리는 행위를 단속하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학습이나 강연회를 비롯해 중요 행사 때마다 주민들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생을 믿도록 강요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들에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구호가 새겨진 ‘영생탑’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속에서는 ‘장군님(김정일)의 영생’이라는 말이 현실을 비난하는 유행어가 됐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년 추모행사와 관련한 질문에 “지금 여기(북한)서는 ‘장군님이 영생한다’는 말이 유행이라며 “김정일이 죽었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가 바뀌면 국가도 뭔가 바뀌어야 하는데 김정일 시대나 김정은 시대가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죽은 김정일이 지금도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인민반 회의에서 매 가정세대들마다 빈병 4개와 마대(자루) 2개, 장갑 2켤레씩 바치라는 세대별 과제가 내렸는데 사람들마다 ‘언제면 이런 과제가 없어지겠냐?’며 불평이 대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불평을 들은 인민반장이 “그래서 ‘장군님은 영생한다’고 하지 않느냐?”며 “‘장군님(김정일)이 영생하기 때문에 세대별 과제도 영원할 것’이라고 말해 많은 사람들의 쓴웃음을 자아냈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소식통은 “주민들속에서는 장군님이 영생한다는 말은 김정일이나 김정은이나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며 “김정일 정권이나 마찬가지로 김정은 정권에서도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실망감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jee@heraldcorp.com



▲김정일 국방위원장 70돌을 맞아 발행한 기념주화

사진=노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