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작은 불씨로도 한반도 전면전 우려
뉴스종합| 2013-03-25 10:2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경비정이 백령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다. 남한 해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도 북한 경비정이 물러서지 않는다. 남한 해군은 선 조치-후 보고 원칙에 따라 북한 경비정을 격파한다. 백령도 타격임무를 맡은 북한군 월내도방어대는 장거리포 사격에 나선다. 남한군은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발사로 대응한다. 미군 오산기지의 F16 편대가 출격해 북한군 타격 원점을 공격한다.

어디까지나 가상이지만 현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특히 북한의 국지도발에 미군 전투기 편대가 출격해 공격하는 것은 24일 발표된 ‘한미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에 따른 것이다.

계획은 북한 도발시 한미 공동 대응을 위한 협의 절차와 대응을 위한 방안이 포함됐다. 또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 유형을 모두 상정해 응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전력에는 주한미군은 물론 주일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전력까지 포함됐으며 북한의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 그리고 지휘세력까지 응징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계획은 유엔사와 한·미연합사가 관할하는 비무장지대(DMZ) 지역은 물론 한·미연합군이 주둔하지 않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과 백령도 등 서해 5도지역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는 3년 전 발생했던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같은 북한의 도발이 반복될 경우 한층 강화된 형태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연평도 사태 이후 남한군이 선 조치-후 보고를 핵심으로 하는 ‘능동적 억제전략’을 세운데 이어 한미 공동 대비계획이 수립되고, 북한군 역시 공공연하게 강도 높은 물리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남북간 우발적 충돌이 전면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에는 키 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정전협정을 백지화한데 이어 남북 직통전화와 유엔사와의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등 도발 위협 발언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은 필요하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양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한미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은 전면전이나 국지전이 아닌 국지도발의 경우에도 미군이 개입한다는 것”이라며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부터 논의됐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미국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이 상호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분이 있다”며 “현 정세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 속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