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벌초대상” “1호 전투근무태세”…北은 지금 ‘용어전쟁’ 중
뉴스종합| 2013-03-27 11:10
북한이 전례 없던 생소한 용어를 쓰면서 ‘용어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표현을 사용하자 우리 군과 정부 당국자들은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기만전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취임 직후 전방부대를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 전격 유임돼 새로이 전방 순시에 나선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잇달아 ‘벌초 대상’이라고 지목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군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전략미사일 부대와 장사정포 부대를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고 공언했다.

우리 측 정부 당국자들은 “처음 들어보는 표현이 연일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표현의 의미와 북한의 속내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1호 전투근무태세’는 그동안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으로, 높은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런 표현을 공개적으로 사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표현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용어 자체가 특이하다. 최고의 전투태세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우리 군의 기준으로 보자면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하면 화기에 실탄과 탄약을 장착하고 완전군장을 꾸린 후 진지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장교 출신 한 탈북자는 “준전시 상태가 군대와 사회 전체에 내리는 경계태세라면 1호 전투근무태세는 군대에만 내리는 최고 경계태세”라며 “북한군 입장에서는 준전시 상태와 수위가 같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 위협 시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수차례 발표했지만 이보다 수위가 높은 최고사령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최고사령부 성명은 북한이 남한을 겨낭한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실제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