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北 압박 수위 높이던 美...수위조절(?)
뉴스종합| 2013-04-08 09:50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B-2 폭격기와 F-22 전폭기를 띄우고, 괌에 요격미사일을 배치하며 북한을 압박하던 미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주 중 실시예정이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실험을 미루고,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도 연기했다. 북한 때문은 아니라지만 잔뜩 팽팽해진 한반도 긴장수위를 낮추기 위한 ‘수위조절(tone down)’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AP와 AFP 통신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미니트맨Ⅲ 실험을 다음 달 중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도 잠정 연기했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MCM을 열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미래 연합지휘구조 개념’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조치들은 북한과의 긴장 상황을 완화하고 오판에 따른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 된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번 ICBM 실험은 북한과 무관하게 오래 전 계획했던 것”이라면서도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조치들을 피하는게 현명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 미 국무장관으로선 유일하게 북한을 직접 방문,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그들과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대화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외교부 고위 관리는 미국의 ICBM 실험 연기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황을 주도하기 위해 B-52, B-2 폭격기 등을 파견했다가도 다시 강약을 조절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을 진정시키겠다는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 말처럼 미국은 항상 투 트랙 어프로치를 써왔다”며 대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이같은 태도변화에도 불구,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은 어떤 경우데도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할 수 없으며, 북한의 위협은 과거에도 있었던 반복된 유형이며, 핵과 마시일을 포기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공통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오마바 행정부의 대북 정책 골자는 전략적 인내라는 한마디에 농축돼 있다"면서 "선 핵포기, 후 대화 방침은 오바마 2시 행정부에서도 불변"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