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리스크 장기화…한국경제 휘청
뉴스종합| 2013-04-09 11:26
남북대화 실종·개성공단 폐쇄
추가도발 가시화 대외불안 가중

원화가치 약세 가속화 발등의 불
국가신용등급 하락도 시간문제




불과 두 달 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 당시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고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우리 정부도 북핵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양상은 다르다. 연이은 북한의 강경 태도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과 복지의 양립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최근의 북한 리스크를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정치군사적 위협에서 개성공단 폐쇄 등 비(非)정치군사적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을 때도 가동된 개성공단이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화 채널이 끊겼다는 것은 대북 리스크를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차단했다. 4월이란 시점도 중대 변수다. 이달에는 김일성 주석 생일 등 북한에선 대외 과시용 행사가 줄지어 있다. 북한이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시기여서, 북한 리스크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개성공단 같은 민간사업을 위협하는 것은, 5월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ㆍ미 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북 리스크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고, 외자유치에 난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9일 남북 화해 협력의 마지막 교두보인 개성공단 조업이 9년 만에 전면 중단됐다. 북한은 전날 발표대로 5만3000명에 달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근을 차단했다. 평소 원자재를 실은 대형 화물차량들로 붐비던 통일대교는 이날 검문검색이 강화돼 긴장감만 감돌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실제 시장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원화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원화가치는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6.10% 하락했다. 세계 주요 통화 중 엔화(-12.87%) 다음으로 하락폭이 크다. 북한 리스크와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는 원화가치를 더욱 끌어내릴 전망이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9원 오른 1144.0원으로 개장했다. 엔화는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화는 대외변수에 의해 휘청거리고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과거에는 북한 리스크가 단기 재료였는데 이번에는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 참가자들이 북한 리스크를 과거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불안을 보여주듯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월 1일 67.82bp(1bp=0.01%포인트)에서 이달 8일 87.90bp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월가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은 대개 엔화 약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최근 지정학적 위험들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철 성균관대(경제학) 교수는 “남북 간 명분 충돌이 이전보다 세졌다”고 평가했다. 국가신용등급의 하락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