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개성공단 입주대표 방북 무산…北, 입경 불허
뉴스종합| 2013-04-17 09:57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개성공단 잠정 중단 9일째인 17일, 남아있는 주재원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고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주기업 대표자들의 방북이 무산됐다.

정부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경 동의서를 보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한재권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 등 입주업체 관계자 10여명은 현지 직원들에게 쌀 등 식료품와 의약품을 전달하고 공장설비를 점검하겠다며 방북을 요청했다. 이날 대표단은 9시부터 CIQ에서 북한의 입경허가를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한 회장은 “통상적으로 지금쯤(9시30분)은 허가서가 나와있어야 하는데 오늘 출경이 쉽지 않을거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일반적으로 8시 께 출입경 동의서가 전달되지 않을 경우 오전 중이나 오후에 방북 허가가 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북한이 방북을 허가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기업인들의 방북이 무산되면서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의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방북이 허가되면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비롯, 남북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는 메세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지난 2009년 9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방북,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등 5개항의 교류사업에 합의하면서 북한의 12.1 조치가 풀렸던 경험이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아졌었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의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북측 개성공단 관리를 책임진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6일 발표한 ‘남조선 당국은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제목의 비망록을 통해 “만일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중대조치에 대해 계속 시비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려 든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돼 만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망록은 “괴뢰패당이 우리에 대해 악담질하고 존엄까지 헐뜯는 것은 덕을 원수로 갚는 야만행위”라며 “제반 사실은 개성공업지구를 오늘의 파멸위기에 몰아넣은 장본인은 다름 아닌 괴뢰 보수패당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오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등 북한 내부 정치일정이 남아 있고 30일까지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이 진행되는 만큼 북한이 대화 국면에 전면적으로 돌입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남북관계가 풀리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범중소기업계 대표단의 22일 방북신청도 무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