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북한 장군들은 제대도 안하나? 김정은의 군인사 ‘돌려막기’
뉴스종합| 2013-06-04 10:25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의 군 인사가 점입가경이다. 잦은 군 인사로 세대교체를 하는가 싶더니 사라졌던 인물이 돌연 최전선에서 등장하는 등 ‘돌려막기’가 횡행하고 있다.

3일에는 김격식 전 인민무력부장에게 총참모장 자리를 내주고 뒷전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던 현영철이 5군단장이 돼 최전방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현영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강원도 오성산 초소를 시찰할 때 5군단장 자격으로 군단 간부들과 함께 김 제1위원장을 영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5군단은 강원도 중부 전선을 관할하는 북한의 주력군단이다.

현영철은 상장(남한의 중장격) 계급장을 달고 나타나 대장에서 강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 차수 칭호를 받았던 현영철은 두달 뒤 대장으로 강등된데 이어 또 다시 한 계급 떨어진 셈이다.

김격식의 부침 역시 만만치 않다. 김격식은 지난해 10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됐다 최근 장정남 상장이 임명되면서 군부 세대교체와 맞물려 2선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김격식은 특히 군단장-군 총참모장-군단장-인민무력부장-군 총참모장 순으로 자리를 옮겨, 군단장-군 작전국장-군 총참모장-인민무력부장 순으로 올라가는 북한내 통상적인 서열경로도 파괴하고 있다.

북한 군 최고위층의 잦은 인사는 우리의 국방부장관격인 인민무력부장과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군 총참모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김정일이 사망한 2011년 12월 이후 인민무력부장은 김일철, 김영춘,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 순으로 교체됐으며, 군 총참모장은 같은 기간 김격식, 리영호, 현영철, 김격식으로 이어졌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4일 “김정은의 군 직할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군기잡기와 함께 세대교체가 맞물리면서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한이 군인사법에서 대장 63세, 중장 61세, 소장 59세, 준장 58세 등 연령정년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김격식은 75세, 현영철은 7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 군 문제 전문가인 김병욱 박사는 “북한 장성에게는 정년도 제대도 없다”며 “최고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진퇴가 결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김정은이 지금은 노장파와 소장파의 갈등 속에서 노장파를 선배로서 예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점차 젊은 세대에 힘을 실어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