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대표 누가 오나...원동연 통전부 부부장 등 거론
뉴스종합| 2013-06-10 10:3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오는 12일 남북당국회담에 수석대표를 누구를 보내느냐에 따라 모처럼 찾아온 남북대화국면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당초 남북이 12일 서울에서 장관급회담을 갖자는 공감대를 갖고 출발하면서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샀던 실무접촉이 공동합의문이 아닌 각자 다른 입장의 발표문을 내놓게 된 것도 북한측 수석대표로 누가 나오느냐를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장관급회담을 제의한 만큼 수석대표로 직접 나설 것이라며 북한도 이에 상응한 중량감 있는 인사가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이자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전담하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와야 한다는 얘기였다.

류 장관이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전통문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보낸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며 ‘상급 당국자’만을 고집했다. 과거 장관급회담에 통일전선부장이 아니라 내각 책임참사 등이 수석대표인 단장을 맡았다는 논리였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10일 “북한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내각이 아닌 당 소속이라는 점을 부담스러워했을 수 있다”며 “또 북한이 은연중 남한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급’을 조절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아래 부부장급에게 수석대표를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1930년생으로 고령인 안경호 부부장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원동연(1947년생) 부부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원동연은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조의방문단 일행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등 지난 20년 동안 남북간 주요회담에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북한이 이전처럼 ‘내각 책임참사’를 고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과거 21차례 장관급회담에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을 내각 책임참사 직함으로 수석대표로 보낸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북한이 수석대표급을 의도적으로 조정할 경우 정부도 류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는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