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일단 한숨돌린 현대그룹
뉴스종합| 2013-08-08 11:12
현정은 회장 방북에 北 태도변화
14일 7차 남북 실무회담 결과 촉각


북한이 7차 실무 회담을 제안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개발권자인 현대그룹도 한시름 놓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가 경협보험금 지급 조치를 결정한 7일 오후만 해도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보험금 지급이 사실상 공단 폐쇄로 이어지는 수순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닫히면 5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도 재개가 더욱 불투명해진다.

하지만 이날 북한은 7차 실무 회담을 제안하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채찍’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이 북한의 마음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회장은 지난 3일 ‘고(故) 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를 위해 금강산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부터 구두 친서를 받았다. 내용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현대그룹의 앞날에 대한 덕담이었지만 의미는 그 이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 회장의 방북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도했던 남북 경협 사업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 회장은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5년 이상 관광이 중단되고 힘든 상황이지만 현대는 결코 금강산 관광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지난 2일 경기 하남시 창우동 정몽헌 회장의 선영을 참배했을 때만 해도 “추모를 하러 가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오는 14일 열릴 7차 남북 실무 회담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게 되면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아산 측은 “일단 회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어렵게 만든 자리인 만큼 좋은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아산은 지난 2월부터 ‘남북 경협 재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