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설계도뿐인 유령기체...영공맡길 ‘차세대’ 로…
뉴스종합| 2013-08-19 11:29
美보잉사 실체없이 사업참여위해 기획
“기존 F-15와 다를게 뭐냐”비판 목소리
주변국 주력기에 뒤지는 성능도 문제점
방사청 “예정대로 진행” 논란 예고



대한민국의 미래 영공을 책임지게 될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의 최종 승자로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유력하게 됐다. 하지만 F-15SE가 차기전투기로서는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공군 주력기인 F-15와 다른 게 뭐냐”, “차세대는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고 하는 사업인데 차세대가 아니라 구세대”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군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최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구매 대수를 축소하거나 사업을 재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19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고 절차대로 진행됐는데 이제 와 뒤집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F-15SE가 차기전투기로서 적합하느냐이다. F-15SE는 실체가 없는 전투기로 보잉사가 한국의 F-X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획한 서류상의 전투기다.

기종평가에서도 시제기가 없어 유사기종인 F-15 전투기로 대체했으며 장착될 레이더도 다른 기종에 장착된 유사 레이더 평가로 이뤄졌다. F-15SE가 현 공군 주력기인 F-15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주변국이 운용 중이거나 도입 예정인 차기전투기와 비교하면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진다. 일본은 우리가 총사업비에 발목이 잡혀 사실상 포기한 F-35를 이미 운용 중이며, 중국은 4세대 전투기 젠 10과 젠 11의 성능향상과 5세대 전투기인 젠 20과 젠 31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극단적인 예로 독도나 이어도에서 군사적 마찰이 불거졌을 때 F-15SE가 이들 기종을 상대해야 하는데 1970년대 기술에 기초한 전투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공군 내에서도 스텔스 성능과 실전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F-15SE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전문가는 “동북아 안보환경이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군사대국화로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 점이 전혀 감안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차기전투기 사업이 사실상 F-15SE로 낙점된 만큼 향후 협상에서 최대한 국익을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무기체계에 밝은 군 소식통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는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보잉이 약속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최대한 이전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