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말많은 F-15SE 확정…F-X 예정대로 갈까
뉴스종합| 2013-08-20 11:45
‘차세대가 아니라 구세대 전투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의 재검토는 가능한가.

단군 이래 최대 무기도입 사업(총 사업비 8조3000억원)인 F-X사업이 보잉사의 F-15SE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록히드마틴의 F-35A와 유럽(EADS)의 유로파이터가 각각 총사업비 초과와 서류 하자로 사실상 탈락하고, 상대적으로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F-15SE가 어부지리 격으로 단독 후보로 남으면서 차세대 전투기 도입이라는 근본목적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보잉사는 한국의 요구 수준에 맞게 F-15SE를 개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1970년대 개발된 F-15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바꿔봐야 구세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힘든 형편이다.

방위사업청은 일단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20일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제시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는데 이제 와서 백지화한다면 어느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기준을 세우면서 첫 단추를 잘못 꿰긴 했지만 이미 절차가 진행된 만큼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국익을 고려한 결정을 내린다면 사업 재검토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희우 충남대 군수체계종합연구소장은 “결정권은 한국 정부에 있기 때문에 재검토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터키는 2차례에 걸쳐 최종발표까지 끝낸 무기 도입계획을 전면 철회하는가 하면 아랍에미리트도 훈련기 도입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우선협상대상 선정까지 끝내 놓고도 취소하는 등 국제무기시장에서 유사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물론 국제 신뢰도 하락 등 사업 재검토에 따른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김종대 디펜스21편집장은 “F-15SE 성능에 뚜렷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재검토를 한다고 하면 보잉사가 반발할 수밖에 없다”며 “F-15SE는 시제기도 없는 서류상 전투기로 시험평가도 제대로 못했는데 성능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군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F-4와 F-5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