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日, 호주 · 동남아와 관계 더 강화…한국과는 당분간 ‘먼 이웃’ 될수도”
뉴스종합| 2013-09-02 11:08
일본이 우경화 행보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한국 대신, 일본과의 관계를 보다 우선시하는 호주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사시 니시하라 일본 평화안보연구소장은 2일 국방대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ㆍ미 동맹 6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오늘날 한ㆍ일 관계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ㆍ미 동맹과 일본’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한국민의 반일 감정은 한ㆍ일 간 고위 수준의 정치, 안보 협력을 저해하고 한ㆍ미ㆍ일 파트너십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앞으로 얼마간 한ㆍ일 양국은 먼 이웃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이에 일본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전통적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호주 및 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의 거듭된 구애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한ㆍ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고,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의 한ㆍ일 관계 냉각이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날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우경화 행보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일본 연구자의 이 같은 주장은 엄포성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호섭 중앙대 교수는 ‘한ㆍ일 관계의 미래와 미국’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야스쿠니신사 참배, 일장기와 기미가요, 평화헌법 수정, 그리고 집단자위권 부활 등과 같은 우경화가 한ㆍ일 관계에 비관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일본 지도자들은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마이크 모치주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한ㆍ일 간 역사 문제와 영토 분쟁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고, 미국도 이 문제를 다루는 데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서 “한ㆍ미 동맹과 미ㆍ일 동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 요소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