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옷 자주 갈아입는 남한여성은 ‘칠면조’
뉴스종합| 2013-09-03 08:00
[헤럴드생생뉴스] 북한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비유하여 말할 때 ‘칠면조’라는 이름을 붙인다. 가령, 여자가 예쁜 화장에 아름다운 옷을 자주 번갈아 입으면 변덕이 많고 생활이 깨끗하지 못한 행실이라고 수군거린다.

이와 관련해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3일 재미있는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6월 남한에 정착한 평성 출신 김미래 씨는 남한에 정착해서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 매일 다른 옷을 입고 오는 여성들을 보면서 이곳은 건전치 못한 사람들만 오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에서는 옷을 자주 갈아입고 다니면 ‘칠면조’ 처럼 하루에 열두 번 변하는 변덕쟁이라고 한다.

어느 날 친구가 교실로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외박했냐”고 웃으며 말했다. 순간 욱하는 감정이 목구멍까지 치밀어올랐다. 애써 가다듬고 아니라고 말하자, 그는 어제 입었던 옷을 오늘도 그냥 입었길래 농담으로 물어본 거라고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추세라고 하면 그 옷만 계속 입고 다닌다. 예전에 한국드라마 ‘약속’에서 전도연이 입었던 셔츠 카라 부분에 하얀 꽃 세 송이가 있는 옷이 거의 10년 동안 추세로 이어졌다. 시장이나 식당은 물론 명절이나 심지어 추운 겨울 날 눈이 내려도 솜저고리 안에 입은 그 옷을 보여주기 위해 지퍼도 채우지 않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하나원에서 선생님이 남과 북의 문화차이에 대해 설명할 때는 별 생각 없이 듣기만 했다. 같은 민족인데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 생각했는데 일상적인 옷에서 그 차이를 실감했다. 북한 사람들이 써오던 부정적인 이미지의 ‘칠면조’는 남한에서는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여성들의 심리로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

김미래 씨는 ”지금은 북한여성들도 화려한 옷이나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선호하는 편이다. 젊은 여성들이 청바지나 몸에 딱 들어붙는 탈리(스판)를 입으면 그 자체가 법에 어긋난다. 검열기관에서 길거리에 규찰대를 조직해서 이런 여성들을 포착하면 단속한 후 해당 직장에 통보하고, 심한 경우에는 노동단련대에 가는 정도“ 라고 했다.

이어 ”단속 당한 여성들의 옷차림은 남한의 옷차림과 별 차이가 없다.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옷들은 마음 놓고 입지 못한다. 사람들은 중국이나 일본을 통해 생긴 이러한 옷들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장롱 속에만 보관하는 관상용이다“고 했다.

”오늘 입은 옷 대신 다음 날 다른 옷을 입으면 엄마들은 한결 같이 이렇게 말한다. ‘칠면조’같이 변덕스럽게 이것저것 입으면 사람들이 사치스럽고 날라리로 본다. 부모님 말씀대로 하면 남한 여성들은 전체가 칠면조에 속하는 데 솔직히 북한에서 살 때는 신기하게도 그 말씀이 맞는 말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아직은 남한 여성들이 옷을 자주 바꿔 입는 모습이 딱히 좋은 이미지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이런 문화에 빠져들고 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성들의 매일 다른 옷차림은 북한에서 생각했던 ‘칠면조’의 변덕이 아니라, 아름다워지려는 여성들의 본심이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