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이산가족 숙소 ‘몽니’...“中관광객 예약으로 이용불가”
뉴스종합| 2013-09-05 11:23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오는 25~30일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기존에 활용해오던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숙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우리측이 3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들의 숙소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는데, 북측은 어제 오후 금강산 관광이 예약돼 있어 두 호텔의 이용이 어렵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신 선상호텔인 해금강 호텔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사용하던 현대생활관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이 명분으로 내세운 금강산 관광 예약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추정된다.

우리측은 이에 5일 오전 통지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 이용을 재촉구했다.

우리측은 통지문에서 해금강 호텔은 2008년 이후 점검·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안전에 우려가 있고 현대생활관은 규모가 작아 우리측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북은 서울과 평양에서 진행된 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2007년 1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까지는 해금강 호텔을 사용해왔으나 17~18차 때는 외금강 호텔을 이용했다.

이에 따라 남북이 숙소 문제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이산가족 상봉행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입장을 전달했으니 답변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이산가족 숙소를 쟁점화하는 것은 명분으로 내세운 관광예약 문제와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이 조속히 개최되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