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민간인에 ‘장성’ 칭호… 김정은의 ‘별 정치?’
뉴스종합| 2013-09-15 14:11
북한 김정은 체제가 민간인들에 군의 ‘장성’계급을 내리는 이른바 ‘별(★) 정치’를 펼쳐 주목받고 있다. 군수공업에 종사한 인물이나 노동당 주요 인사 등 민간인들에 대한 군 계급칭호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1일 국방분야 과학자·기술자 주택단지로 보이는 ‘은하과학자거리’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최대 국방과학연구소인 제2자연과학원 최춘식 원장이 중장(우리의 소장)계급을 단 모습을 내보냈다. 장성 군복을 입은 최춘식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최춘식은 전형적인 과학자 출신 민간인이다. 그가 책임자로 있는 제2자연과학원은 로켓·미사일·포 등을 연구개발하며 북한이 ‘위성 운반로켓’이라고 주장하는 ‘은하’ 계열 장거리 로켓을 만들어낸 곳이다.

최춘식뿐 아니라 현 북한 군수공업의 3인방인 박도춘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제2경제(군수경제)위원장도 김정은 체제에서 군 계급장을 달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인 작년 2월 ‘최고사령관 김정은 명령 제003호’에 의해 박도춘은 대장을, 주규창과 백세봉은 상장(우리의 중장)칭호를 한날한시에 받았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핵·미사일 등의 개발로 국방공업 발전에 기여한 고위간부와 과학자들을 ‘공적’과 직급에 따라 장성 계급장으로 표창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장성 계급을 받은 군수공업 부문 민간인들과 달리 노동당 출신 주요 인사들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이미 ‘별’을 달았다.

김경희 당 경공업비서,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제1부부장은 김정은 후계체제가 공식화된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하루 앞둔 2010년 9월 27일 후계자 신분의 김정은과 함께 군 대장 계급칭호를 받았다. 특히 같은날 당시 노동당 비서로 민간인 신분이던 최룡해 현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파격적으로 대장 계급장을 달았다.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부부장 역시 군 중장을, 이듬해 4월 상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더욱이 김정은 체제의 실세이자 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대장 계급장을 달고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김정은 체제의 이 같은 ‘별 정치’는 권력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김정일 시대에 막강해진 군부의 영향력에 제동을 걸고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노동당 내 최측근들에게 ‘별’을 줘 군을 장악하는 과정”이라며 “노동당 인사를 통해 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